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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어쿠스틱 기타 목재 종류(전판)

by Gyutarist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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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기타의 소리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판은 브리지(Bridge)를 통해 전달되는 진동을 받아 소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전판의 두께, 밀도, 강도 사이의 균형을 위해 단단하고 밀도가 있는 전판의 경우 두께를 얇게 하며, 가볍고 무른 전판의 경우 두께를 두껍게 해야 한다. 두꺼운 가죽을 가진 북에 비해 얇은 가죽을 가진 장구가 높은 음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얇은 판의 경우 고음에 유리하며 두꺼운 판은 저음에 유리하다. 하지만 강도에 비해 지나치게 얇게 제작하면 수명이 짧아지고, 강도에 비해 지나치게 두껍게 제작하면 수명은 길어지지만 소리가 트이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린다. 그러므로 전판은 목재의 특성에 따라 두께, 밀도, 강도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잘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나일론 줄을 사용하는 클래식 기타는 금속 줄을 사용하는 어쿠스틱 기타에 비해 장력이 약하고 서스테인이 짧으므로 어쿠스틱 기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약한 힘에도 잘 울릴 수 있는 전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전판이 계속해서 줄의 장력(약 80kg)을 버텨야 하므로 그 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종류

전판의 경우 대부분 스프러스 혹은 시더를 사용하므로 두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2.1 스프러스(Spruce)

스프러스는 모든 음향목을 통틀어 무게 대비 인장강도가 가장 높아 내구성이 훌륭한 목재이다. 스프러스는 일반적으로 아래 4가지 정도의 목재를 사용한다.

애디론댁 스프러스

  • 애디론댁 스프러스(Adirondack Spruce) - 레드 스프러스(Red Spruce)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다른 것들에 비해 강도가 워낙 좋아 더 얇은 상판을 제작하기에 용이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더 단단하고 얇아지기 때문에 충격에 더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 매우 곧고 강도가 높은 특성에 의해 다른 용도로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특히 2차 세계대전에서 군수물자에 사용되느라 거의 소진되었다. 훌륭한 톤을 내주며 소리의 왜곡 없이 공격적이고 풍성한 소리를 내준다. 외관은 나뭇결이 굵고 또렷한 특성을 보인다.

유러피안 스프러스

  • 유러피안 스프러스(European Spruce) - 가장 클래식 기타에 적합한 목재로 여겨져 왔지만 너무나 많이 사용되어 온 탓에 좋은 목재가 드물어져 엥겔만 스프러스를 사용하게 되었다. 강한 기본음과 훌륭한 배음으로 풍부한 음색을 내지만 제대로 트인 소리를 내려면 여러 해 길을 들여야 한다.

시트카 스프러스

  • 시트카 스프러스(Sitka Spruce) - 생산되는 많은 기타의 표준이 되고 있을 정도로 강하게 뻗어나가는 소리를 내는 장점이 있는 목재이다. 클래식 기타에 사용하기에는 강도가 너무 단단하여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외관은 엥겔만과 비슷하나 붉은빛이 조금 더 도는 것이 일반적이다.

엥겔만 스프러스

  • 엥겔만 스프러스(Engelmann Spruce) - 유러피안 스프러스에 비해 무른 편이며 중저가형 기타에 많이 사용된다. 유러피안 스프러스의 고갈로 인한 대체목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가장 밝은색의 외관과 특유의 음색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톤을 가지고 있어 핑거 스타일에 가장 어울리는 목재라 할 수 있다. 외관은 결도 대체로 가늘고 고운 편이다.

위 4가지 목재 중 애디론댁/유러피안 스프러스가 엥겔만/시트카 스프러스에 비해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기타의 전판은 단단할수록 소리가 명료하고 반응이 좋으며 물러질수록 소리가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애디론댁>유러피언>시트카>엥겔만 순으로 단단하다. 개인별로 취향 차이가 있겠지만 강도가 물러질수록 스트럼용보다는 핑거스타일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2.2 시더(Cedar)

어쿠스틱 기타에서는 그리 많이 사용되지는 않지만 클래식 기타의 상판으로는 스프러스와 비슷하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시더는 일반적으로 아래 목재를 사용한다.

웨스턴 레드 시더

  • 웨스턴 레드 시더(Western Red Cedar) - 스프러스에 비해 소리가 둥글고 풍성하지만 재질이 물러 수명이 스프러스에 비해 조금 짧다. 스프러스와 다르게 처음부터 시원하게 열린 소리를 내주며 외관적으로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붉은빛을 띠고 있다. 조금 어두운 음색을 내며 중음이 강조되어 따뜻한 느낌의 소리가 나며 작은 소리를 크게 만들지만 강한 스트로크 시에는 음이 뭉개지는 경향이 있어 핑거스타일 위주의 연주자에게 적합한 편이다.

3. 정리

역시나 스프러스와 시더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색상도 그렇지만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 위해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냐 아니냐 여부이다. 스프러스의 소리가 트이기 위해서는 최소 몇 개월이 걸리며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소리가 트여가기 때문에 상당한 세월을 꾸준히 연주하고 관리하여야 하는 반면에 시더는 매우 짧은 에이징 기간으로 애초부터 소리가 트여있고 울림이 좋아 새 악기로도 바로 실전을 들어갈 수 있다.
필자는 20년쯤 된 스프러스 상판의 클래식 기타와 15년쯤 된 시더 상판의 어쿠스틱 기타가 있는데, 아직도 처음 기타를 칠 때 기억이 생생하다. 스프러스 상판의 경우 확실히 울림과 음색이 과거와 달리 깊어지고 좋아졌으며, 시더의 경우 처음과 거의 비슷한 느낌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상판 목재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수제공방에서 기타를 골랐는데, 시더의 경우 처음부터 너무 좋은 소리가 나서 목재에 대해 사장님께 질문을 했었고 그 때 스프러스와 시더의 차이를 확연히 느끼고 알게 되었다.
스프러스는 세월과 함께 익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시더는 처음의 설렘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둘 다 참 매력적인 목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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